이상하게도 참 이상하게도 일본 작가의 책은 항상 손이 간다.
그 첫주자 - 무라까미 하루끼 .. '상실의 시대'
이렇게 얘기하면 독일의 온 지성이 들고 일어날 수도 있겠지만 헤르만 헤세의 '지와 사랑' 이후에 그렇게 빠져서 읽어 본 책은 없었던것 같다.
두번째로 고른 하루끼 소설은 두권짜리 중 장편집 '댄스 댄스 댄스' .. 이 책 이후에 완전히 하루끼 마니아가 되버렸다.
댄스 댄스 댄스를 읽은건 95년 ..그 이후로 지금까지 정확히 10번 정독했다.
일년에 한번씩 읽은 셈이군
하루끼 수필집도 닥치는대로 읽었는데 ..이건 하루끼 개인적인 삶에 관심이 있어서였는데 수필집은 소설이 갖고 있는 포스엔 못 미치더만
지금 생각해 보면 평생 요리하고 담 쌓고 살듯 한 내게 요리라는 분야의 길을 안내해 준것도 하루끼같다. 난 개인적으로 책 내용에 '음악', '씨져 샐러드와 연어 샌드위치' ,' 던킨 도너츠 와 커피' 'DKNY, 리바이스 그리고 캘빈 클라인' 나오면 꽂히기 시작하는데 하루끼 책에는 정말이지 내가 좋아하는 모든 요소들이 하나도 안빼놓고 묘사된다.
아니 하루끼 책에 그런것들이 나와 내가 좋아하게 된것일지도 ..아니 모가 먼저였는지는 '정말' 중요한게 아니다
그의 소설은 첫장부터 압권이다. 작가는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작가로 태어나기도 하는것 같다
또 한명의 무라까미.. 무라까미 류
하루끼와 이름은 같은데 스탈을 극과 극이다.
페미니스트들이 알면 뭇매를 맞고도 남을 여자를 음식에 비교한 책부터 - 지금이 어느때인데 겁도 없이 그런 책을 당당히 내는 류의 '감각' 이 너무 재밌다 - '즐겁게 살지 않는것은 죄악' 이라는 무라까미류는 직접 자신이 '몸소' 체험한것을 노골적으로 쓰는것으로 정평이 나있는데 아무리 그런 '류' 라지만 한없이 메스꺼움이 넘어오게 만드는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는 두번 세번 읽어도 읽을때마다 충격이다.
그의 소설관은 제목만 봐두 삘이 온다
'달콤한 악마가 내안에 들어왔다'
'자살보다 섹스'
'식스티 나인'
그리고 와인에 대한 그의 심미안적 안목을 자랑하는 '오퍼스 원 ' - 저번 클스마스때 알리시아랑 인터컨티넨탈레서 마셨던 그 와인 ~^^
두 무라까미의 공통점이라면 둘다 '음악' 이란 아이템이 글에 베이스로 녹아있다는 것이다.
차이점이라면 하루끼는 째즈를, 류는 큐바 음악이란 것.
하루끼는 워낙 째즈 매니아로서 하루종일 째즈음악만 듣고 싶어 그 자신이 째즈 까페를 7년이나 경영한적이 있는 골수이고 류 역시 큐바음악에 관한 전문가이다.
류의 '교코' - 너무 여러개를 읽어 제목이 헛갈린다 - 를 읽고 큐바 음악에 강하게 끌렸던 때 나는 그닥 친하지 않은 친구와 어쩌다가 태국에 놀러간적이 있었다.
그래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별 할말도 없고 상당히 뻘쭘했는데 ... 대화의 주제가 '요시모토 바나나' 가 되면서 서로 가지고 있던 책을 바꿔 읽고 가지고 있던 CD 를 바꿔 들으며 흐름이 큐바 음악으로 흘렀다.
근데 그 친구가 큐바 음악에 그렇게 조예가 깊을 줄이야 ... 큐바 음악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나를 보더니 제대로 삘받은 그녀 ~
그녀에게 감금당한 나는 도착 다음날엔 아침부터 저녁까지 호텔방에 틀어 박혀 한발작도 못나오고 룸서비스로 밥 먹으며 줄곧 얘기만 들었던 기억이 ... 에효 ...
그래서 같이 갔던 다른 방 썼던 사람들이 둘이 사귀냐고 태국까지 와서 이게 몬짓이냐고 상당히 의심하게 만든 그런 일도 생각난다
너 미져리냐 -.-;;
여담으로 며칠전에 본 '마이애미 바이스' ...
살이 통통하게 올라 샤프한 맛이 싹 ~ 사라진 콜린 파렐 오라버니의 얼굴과 공리 언니의 요상한 영어 발음이 약간 거슬리긴 했지만
하바나를 볼 수 있고 큐바 음악을 들을 수 있어 생각보다 무척 즐거웠던 영화
전체적으로 깔렸던 모든 영화 음악이 다 좋았다
잠깐 영화 얘기로 새면 공리 연기 잘하더라 ... 표정 연기 죽이더라 ..공리 눈빛만 봐도 콜린 파렐한테 얼마나 한눈에 갔는지 온몸으로 느껴지더라 ... 둘이 그냥 헤어지니깐 가슴이 아프더라 ..콜린을 바라보는 공리의 마지막 눈빛에 눈물이 나더라 ... 잘될 수도 있었는데 ... 그 장면엔 정말 good bye to romance 가 흘러나와줘야 될것 만 같았는데 ...
또 하나 좋아하는 일본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 그녀 역시 담담한 필체로 쉽게도 잘 쓴다. '키친' 그리고 ' 하치의 마지막 연인' 내가 좋아하는 두권의 책이다.
이따금 상상하곤 해.
우리 둘만 있다면 얼마나 신날까 상상해봐
머리를 감겨주기도 하고
가끔은 아침밥 지어줄거야?
아니면 그냥 훌쩍 밖으로 나가 거닐기도 하고
영화를 보고 둘이 울 수도 있을까...
- 요시모토 바나나「하치의 마지막연인」中에서
'요시모토 바나나' 와 더불어 일본 여류작가의 양대 산맥이 ' 에쿠니 가오리 ' 는 ' 냉정과 열정 사이' 로 이미 많은 독자들을 사로 잡았고 최근에 읽은 그녀의 신작 '도쿄타워' 는 결혼한 중년의 여인과 대학생 남자아이와의 설레이는 사랑을 그리고 있다.
오후 4시, 이제 곧 사후미한테서 전화가 걸려온다.
토오루는 생각한다. 언제부터였을까.
언제부터 나는 그 사람의 전화를 , 이렇듯 기다리게되었을까 ...
- 에쿠니 가오리 「도쿄타워」中에서
최근 몇년 동안 이 몇명의 작가들 의외에 그닥 눈에 들어오는 책들이 없었다.
일본 작가들뿐 아니라 어디라도 ..
그러다 알게된 '히라노 게이치로'
중세 카톨릭 수도사의 체험을 들려주는 '일식'으로 이미 일본 문학계의 파란을 일으킨 그는 무라까미 류에 이어 두번째로 대학생 신분으로 아쿠타가와 상을 받은바 있다.
근데 그 유명한 '일식'은 읽지 않았다.. 이미 움바르토 에코풍의 소설은 질려버린것이다.
'장미의 이름' '푸코의 추' 이런건 대학생때나 읽는거다.. 모 그런거지 ..
그러다 알게된 '센티멘털' ...
다른 책에서 '센티멘털' 에 대한 소개를 보았는데 '남자친구가 모르면 읽으라고 사다 줄것 ..모르면 가르쳐서라도 알게하면 되' 였다 ! 모지 ? 몰까 ? 몰 헤매거덩 몰 알려주라는 걸까 ?? 아니 우리의 천재 '중세 전문 작가 히라노'가 연애 소설도 쓰셨나 ?
그 다음날 바로 온라인 서적에서 검색 ..근데 검색 결과 없단다 ..모야 ..한국어 출판은 안된건가 ? 나중에라도 사야지 하고 메모해서 지갑에 넣고 다녔는데 친구가 메모한거 보더니 낙서한 종이 모냔다.
'나 이책 너무 읽고 싶은데 인터넷 검색해도 안나오네'
'내가 구해다 줄께'
그리고 이틀후에 내손에 '센티멘털'이 '센티멘털한 친구'로 부터 건네왔다 ~ 책 표지부터 이쁘것이 맘에 든다 ^^ 챠라락 ~ 대강 차 안에서 넘겨보니.. 모야 .. 한페이지에 몇자 안 써있고 문단 파괴 형식으로 쓴 페이지가 눈에 들어온다.. 으 .. 이런건 작가 공부할때 끝냈어야지 ..아직도 이런식으로 글쓰고 실험작가라고 하나 ...
그러나 ! 미안하다 히라노야 ..내가 끝까지 읽지도 않고 너를 감히 판단하려 들었더구나
왠닐 ~~ 늘 중세풍의 소설만 쓰던 그가 현대판 남녀간의 성에 대해 쓴 작품 '다카세가와' (센티멘털에 들어있는 단편 중 하나 ) 를 읽는 내내 주인공 오노가 구여워 몇번을 웃었는지 모른다.
히라노가 썼다고는 도무지 상상이 안되는 .. 그는 중세던 현대던 암턴 모든 잘 쓰는 작가였던 것이다.
얼마전에 한참 어린 동생한테 한국의 모텔 문화에 대해 교육을 받았는데 이번 '다카세와가' 에서는 일본의 모텔문화를 엿볼 수 있게 되더군.
오노가 모텔은 불결하다며 까치발 뜨고 샤워하는 모습은 정말이지 너무 구엽다..
그 화장실 결벽증 꼭 나를 보는것 같아...
어찌나 묘사를 적나라하게, 상황을 현실감있게 썼는지 분명 글을 읽고 있는데 꼭 눈앞에서 리얼리티 쇼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었다.
오노의 머리속에 들어있는 여자의 지금 심리에 대해 묘사한 글은 여자인 내가 봐두 참 ...
'혹시 히라노 게이치로 여자 아니야 ? 이건 경험에서 나온 글이야 ..절대 소설아니야 '
일단 마일즈 데이빗의 째즈가 깔리고 들어가면 하루끼 삘 제대로 통한 일본작가인것이다.
혼자 웃고 감탄하며(?) 읽다가 문득 드는 생각이 '이 녀석도 혹시 나랑 동갑 ? '
역시나 그는 나랑 동갑이었다..
희한하게 마구 마구 빠져드는 .. 잘 통한다 느낌 드는 사람 있음 꼭 나랑 동갑이더라.
근데 히라노 게이치로의 자전적 인물인 오노도 동갑내기 여자한테만 빠져든단다.
엄밀하게 단 한살도 차이나면 안되는 '동갑' 이어야만 한단다
그 이유를 '십대에 이루지 못한 맹목적인 사랑과 주체할 수 없던 성' 때문이라 쓰던데 ...
그래서 동시대의 이성에게만 빠지는거라고 ... 음 .....
히라노 생긴것도 은근 큐트하다. 되게 어려보인다. 몸도 그럴듯하고 ..암턴 사진상에는 그렇다.
모 이리저리 옆길로 많이 샜는데 ... 간만에 맘에 드는 녀석 만났다... 닥치는대로 읽어버리고 싶은 '타고난 작가'가 나타난 것이다.
히라노 게이치로...제대로 작살이다 ...
이게 결론이다 !
중요한 아이템으로 등장하는 팬티만 ' 캘빈 클라인 언더웨어' 였음 내 너한테 올인하였거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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